온톨로지 · 토폴로지 · 택소노미 — 헷갈리는 '구조' 용어 쉽게 정리
이름이 비슷해서 자주 섞여 쓰이는 온톨로지, 토폴로지, 택소노미를 옷장 서랍·지하철 노선도·가족관계도 비유로 구분한다. 사전 지식 없이 읽을 수 있게 정리했다.
온톨로지 · 토폴로지 · 택소노미
난이도 — 입문 (사전 지식 없이 읽을 수 있다)
기술 문서를 읽다 보면 이런 단어들이 튀어나온다. 온톨로지, 토폴로지, 택소노미. 발음도 비슷하고 전부 -로지로 끝나서, 어느 게 어느 건지 헷갈린다.
그런데 셋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공통점은 하나뿐이다. 모두 "구조"를 다룬다는 것. 다만 구조의 어떤 면을 보느냐가 다르다.
가장 빠른 길은 비유다. 셋을 일상 사물에 하나씩 붙여 보자.
| 용어 | 비유 | 보는 것 |
|---|---|---|
| 택소노미(Taxonomy) | 옷장 서랍 | 위아래로 나눈 분류 |
| 토폴로지(Topology) | 지하철 노선도 | 누가 누구와 이어졌나, 연결 |
| 온톨로지(Ontology) | 가족관계도 | 어떤 사이인가, 관계의 의미 |
이 표만 기억해도 절반은 끝났다. 탭을 눌러 셋을 비교해 보자.
옷장 서랍처럼
택소노미(Taxonomy) — 위아래로 나눈다. 한 항목은 한 곳에만 들어간다.
아래에서 하나씩 풀어 본다.
택소노미 — 옷장 서랍처럼 나누기
택소노미(Taxonomy)는 위에서 아래로 줄을 세우는 분류다. 우리말로는 "분류 체계"라고 한다.
옷장을 떠올려 보자. 맨 위 칸은 상의, 그 아래는 하의, 상의 칸을 열면 반팔과 긴팔로 또 나뉜다. 위로 갈수록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진다. 위 그림의 옷장 서랍 탭이 그 모양이다.
이런 모양을 트리(tree, 나무) 구조라고 부른다. 뒤집으면 나무가 가지를 뻗는 모양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우리 주변에 이미 많다.
- 생물 분류 —
동물 > 포유류 > 개 - 컴퓨터 폴더 —
문서 > 2026 > 회의록 - 블로그 카테고리, 쇼핑몰 상품 분류
택소노미의 약점
택소노미에는 규칙이 하나 있다. 한 항목은 부모를 하나만 가진다. 청바지는 "하의" 칸에만 들어간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양털 후드집업"은 어디에 넣어야 할까? 상의이기도 하고 겨울옷이기도 하다. 서랍은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
이게 택소노미의 본질적 한계다. 세상은 여러 갈래에 걸쳐 있는데, 트리는 한 갈래만 허용한다.
택소노미 한 줄 요약: 위아래로 줄 세우기. 깔끔하지만, 한 곳에만 넣어야 한다.
토폴로지 — 지하철 노선도처럼 잇기
토폴로지(Topology)는 "무엇이 무엇과 이어져 있나"를 보는 관점이다. 우리말로는 "위상"이라고 옮긴다.
지하철 노선도를 떠올려 보자. 노선도는 실제 지도와 다르다. 역 사이 실제 거리도, 방향도 제멋대로다. 곡선인 노선을 직선으로 쭉 펴서 그린다.
그런데도 우리는 노선도만 보고 길을 찾는다. 왜일까? "어느 역이 어느 역과 이어져 있는가"는 정확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게 토폴로지의 핵심이다.
거리·모양·각도는 버리고, 연결 관계만 남긴다.
수학에서의 토폴로지 (위상수학, topology)
수학에도 같은 발상의 분야가 있다. 유명한 예가 도넛과 머그컵이다.
둘은 생김새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찰흙처럼 주물러서 모양을 바꿀 수 있다면, 도넛을 머그컵으로 만들 수 있다.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다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위상수학은 이 둘을 "같다"고 본다.
여기서도 원리는 같다. 크기와 모양은 무시하고, 연결과 구멍 같은 변하지 않는 성질만 본다.
IT에서의 토폴로지 (네트워크 토폴로지)
실무에서 훨씬 자주 만나는 쪽이다. 컴퓨터·서버·공유기 같은 장비들을 어떤 모양으로 연결했는가를 뜻한다. 집에 있는 공유기에 노트북·휴대폰이 전부 매달린 모양, 장비들이 서로서로 직접 이어진 모양 등 종류가 여럿인데 — 이건 다음 글에서 그림으로 하나씩 본다.
택소노미가 "위아래"였다면, 토폴로지는 옆으로 이어진 관계다. 부모와 자식이 아니라 이웃이다.
토폴로지 한 줄 요약: 연결 지도. 모양이 아니라 "무엇과 닿아 있나"를 본다.
온톨로지 — 가족관계도처럼 의미 붙이기
세 개 중 가장 낯선 단어다. 하지만 비유를 붙이면 어렵지 않다.
온톨로지(Ontology)는 "무엇이 존재하고, 서로 어떤 사이인가"를 적어 둔 것이다.
가족관계도를 떠올려 보자. 단순히 사람들이 선으로 이어져 있는 게 아니다. 선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선은 "부모", 저 선은 "형제", 저건 "배우자".
토폴로지는 "A와 B가 이어져 있다"까지만 말한다. 온톨로지는 한 걸음 더 간다. "A는 B의 무엇인가"까지 적는다. 맨 위 그림의 가족관계도 탭을 다시 보면, 노선도 탭과 모양은 같은데 화살표 위에 ~이다, 가진다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이름표가 온톨로지의 핵심이다.
이름표를 붙이면 뭐가 좋은가
컴퓨터가 스스로 결론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두 가지만 적어 두면,
- 개는 동물이다
- 동물은 숨을 쉰다
컴퓨터는 아무도 적지 않은 사실을 끌어낸다.
- 그러면 개도 숨을 쉬겠구나
이걸 추론(inference)이라고 한다. 사람이 일일이 다 적지 않아도, 규칙에서 새 사실이 나온다. 온톨로지가 인공지능과 검색 엔진에서 쓰이는 이유가 이것이다.
온톨로지 한 줄 요약: 의미 망. 관계에 이름표를 붙여, 컴퓨터가 스스로 추론하게 만든다.
셋을 한 장으로 비교
| 택소노미(Taxonomy) | 토폴로지(Topology) | 온톨로지(Ontology) | |
|---|---|---|---|
| 비유 | 옷장 서랍 | 지하철 노선도 | 가족관계도 |
| 보는 것 | 위아래 분류 | 옆으로 연결 | 관계의 의미 |
| 관계 종류 | 하나 (상하) | 하나 (이어짐) | 여러 개 (~이다, 가진다 …) |
| 주로 쓰는 곳 | 폴더, 카테고리 | 네트워크, 수학 | AI, 검색 엔진 |
관계를 얼마나 풍부하게 담는지 순서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된다.
택소노미(상하 하나) → 토폴로지(연결 하나) → 온톨로지(여러 관계 + 의미)
셋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 같은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에 가깝다.
블로그를 예로 들면 한 번에 이해된다.
- 글을 카테고리로 나눈다 → 택소노미
- 글끼리 링크로 이어 "관련 글"을 만든다 → 토폴로지
- "이 글은 저 글을 먼저 읽어야 한다"처럼 관계에 이름을 붙인다 → 온톨로지
헷갈릴 때 구분하는 법
용어를 만났을 때 이 질문 하나만 던지면 된다.
- "위아래로 나누는 이야기인가?" → 택소노미
- "무엇과 이어졌는지가 중요한가?" → 토폴로지
- "이어진 게 무슨 사이인지까지 따지는가?" → 온톨로지
정리
- 택소노미 — 옷장 서랍. 위아래로 분류하지만 한 곳에만 넣어야 한다.
- 토폴로지 — 지하철 노선도. 모양은 버리고 연결만 본다.
- 온톨로지 — 가족관계도. 관계에 이름을 붙여 컴퓨터가 추론하게 한다.
이 시리즈는 여기서 갈라진다. 연결 구조를 더 알고 싶으면 네트워크 토폴로지로, 이 개념을 블로그에 적용한 이야기는 블로그 정보 구조 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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